4년마다 돌아보는 영웅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이 한창이다. 대한민국은 32강 진출도 못하고 조별예선을 탈락했다.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항상 월드컵 시즌에는 나라가 환희든, 분노든 어떤 식으로도 들썩인다. 우리는 2002년 가장 뜨거웠던 여름을 기억한다. 대한민국 4강!! 온 나라는 열광했다. 기쁨과 환희는 길거리마다 터져나왔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강력한 에너지. 대한민국 자체가 자부심이었다. 그리고 국가대표는 우리들의 영웅이 되었다. 그들은 언제나 우리 축구사에 영웅으로 기억되고 기록되었다. 

2002년의 영웅은 그들뿐이 아니다. 여기 기억되지 못하는 영웅들이 있다. 자신의 생명을 내버린 영웅들.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이 연평도 인근 해상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여 대한민국 해군 참수리 357호를 공격했다. 우리 해군은 용감히 싸워서 그들을 제압하고 우리 영해를 지켜냈다. 하지만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했다. 참수리357호의 정장 윤영하 소령, 한상국 상사, 조천형 상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그리고 의무병인 박동혁 병장. 우리는 6명의 영웅을 기억해야 한다. 


2002년 나 역시 군인이었다. 대한민국 육군 상병. 저때의 심정이 2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 월드컵의 기쁨과는 상관없이 동떨어진 긴장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두려움. 끊임없는 대기. 그리고 바로 뛰어나갈 수 있게 신경이 곤두서 있는 시간들. 빛과 그림자처럼 너무나 대비가 된다. 하물며 저 참수리에 있던 저 영웅들은 그 찰나가 어떠했겠는가? 

박동혁 병장은 내 또래다. 비슷한 시기에 신검을 받고 언제 입대할까 고민하고, 대학복학시기까지 계산해 두었겠지. 군대는 어디를 갈까. 휴가나가면 뭐할까? 월드컵은 언제 볼 수 있을까? 이런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가 짊어지고 있는 운명은 그의 개인적인 소망을 비웃기라도 뭉개버렸다. 박동혁 병장 몸에서 나온 파편의 무게가 3kg이나 된다고 한다. 온몸으로 그것을 받아내고 버텨냈다. 그리고 지켰다. 

대한민국과 국민들은 이 6인에게 빚을 졌다. 적어도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이 시즌만큼은 저들을 기억해야 한다. 


다음 이전